‘선거일은 유급 휴일’ 우린 왜 출근해야 하지?
[선거 개혁이 필요해] 투표권을 잃은 사람들② 5인 미만의 사업장을 예외로 둔 현행 근로기준법 체계가 처음 만들어진 것이 1989년의 일이다. 지난 연말,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법안에 대한 논의가 잠시 수면 위로 올랐지만, 영세 사업자의 현실 고려와 국가의 감독 한계라는 명분으로 무산되었다. 30년 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최소한의...
View Article거주할 권리, 재생산의 권리
[재생산의 정치] 누구나 안전한 집에서 살 권리가 있다 지방선거 운동이 한창이다. 지나다 본 한 후보의 선전벽보에는 ‘부동산 전문가’라는 소개가 쓰여 있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 전문가’란 어떤 부동산에 투자할지, 부동산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에 빠삭한 사람을 가리킨다. 이런 세계에서 부동산 전문가가 정치인이 된다? ‘발전’이라는 단어...
View Article새로운 음악의 갈래를 만드는 흑인 여성 로커
[페미니즘으로 다시 듣기] 브리트니 하워드 미국 남부의 흑인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교수로, 작가로 활동 중인 잔드리아 F. 로빈슨(Zandria F. Robinson)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시스터 로제타 사프와 프린스의 자손이자 모든 장르의 소유자”라고 오늘 소개할 음악가를 평한다.▲ 브리트니 하워드(Brittany...
View Article시설의 거주인, 교통 약자는 어떻게 투표하고 있을까?
[선거 개혁이 필요해] 투표권을 잃은 사람들③ -인터뷰어: 이건웅(녹색당 제주도의원 비례대표 후보)-인터뷰이: 김도경, 이지혁(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기록자: 보코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홈페이지에서 보행환경 모니터링 활동 소개 http://jcil.or.kr녹색당의 제주도의원 비례대표로 출마한 이건웅 후보는 인터뷰 말미에 녹색당에 요구하는 것이 있다면...
View Article‘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페미니즘
[백래시 시대, 페미니즘 다시 쓰기] 제주 달리도서관 이야기 ※ 페미니즘에 대한 왜곡과 공격이 심각한 백래시 시대, 다양한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로 다시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백래시 시대, 페미니즘 다시 쓰기” 스무 편이 연재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 제주시에 있는 달리도서관 내부 모습. 달리는 ‘달빛...
View Article서른 살 터울 두 여성농민이 ‘베프’가 되기까지
<기록되어야 할 노동> 귀농 10년차 미연 씨와 마을어른 매화 아주머니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 나는 대학원에서 함께 여성주의와 생태주의를 공부했던 선배가 갑작스럽게 귀농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 또한 막연하게 귀농을 꿈꾸고 있었기에 선배가 내려간 강원도 홍천에 풀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찾아가기 시작했다. 직장에서 주로 정신노동에 시달리던 터라 단...
View Article자본주의는 말을 걸지 않는다
[극장 앞에서 만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성냥공장 소녀>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의 단식이 53일 만에 중단되었다. 노동자의 외로운 단식투쟁은 끝내 시원한 대답 없이 마무리되었다. SPC 파리바게트 측은 아침식사로 노동자들에게 500원 상당의 해피포인트를 지급해 온 것을 비롯하여, 휴일과 휴게시간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등...
View Article성차별 표현 난무하는 언론, 위기 느낀 기자들이 나섰다
『젠더 표현 가이드북』 펴낸 요시나가 마미 일본신문노조연합 위원장 “첫 승리에 흘린 남자의 눈물”, “이과女의 쾌거”, “노벨상은 내조의 힘” 등등.언론에는 성별 고정관념과 성차별을 고착화하는 언어가 차고 넘친다. “이런 표현 이상하지 않아?”라며 여성 기자들이 현장에서 말해도 무시당하거나, 이해받지 못한다. 일본에서 언론인들이 만든 『실패하지 않기 위한...
View Article‘여자인지 남자인지’ 밝혀야 들어갈 수 있는 기표소?
[선거 개혁이 필요해] 투표권을 잃은 사람들④ -인터뷰어: 이상현(녹색당 前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후보)-인터뷰이: 정인해(인천 녹색당 사무처 활동가)-기록자: 보코 “저는 성소수자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정해진 성역할을 부여받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고, 여성과 남성 둘 중 하나로 저의 성별을 정하지 않는 논바이너리(Non-binary) 성소수자입니다. 한편 저는...
View Article선별검사소 간호사 “우리 모두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전유경 에세이 <선별검사소 간호사의 일기>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 2년이 넘은 지금, 길었던 격리의 삶이 마무리되고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이 시점에도 회복이라는 말이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이들이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되지만, 거리에 사람들이 늘어나고 고요했던 밤의 모습도 조금씩 사라진다. 지난 2년 동안 많은 이들이...
View Article예상치 못했던 파트너 돌봄이 나에게 왔다
[사회적 소수자와 돌봄]동성 파트너를 간병하며 경험하고 배운 것들 2년을 꽉 채워 투병하고, 파트너가 세상을 떠났다. 40대 초반이었던 동성 파트너의 투병 생활을 함께하며, 알고 싶지 않았던 것들이, 깨닫고 싶지 않았던 것들이 나에게 차곡차곡 쌓였다. 나의 파트너 력사는 튼튼한 편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심각하게 아픈 일도 많지 않았고, 그때의 우린, 건강을...
View Article강간죄와 무고죄의 관계, 문제는 ‘최협의설’이다
‘강간죄’ 요건을 폭행 협박이 아니라 동의 여부로 개정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이야기했던 “성범죄 처벌 강화”와 “무고죄 처벌 강화”는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측면에선 일맥상통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법 체계 안에서 누가 성범죄의 ‘진짜’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의 문제를 살펴보지 않고, 처벌만 강화하겠다는 단순한 방식은 크나큰...
View Article추앙도 멸시도 아닌, 몸과 기억의 ‘퀴어링’
<책방에서 밑줄 긋기> 한정현의 소설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 “세상에서 가장 추앙받고 가장 멸시당하는 사람이 마릴린 먼로인 것 같다고.”(185쪽) 마릴린 먼로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같은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다고 하자, 한 기자가 비아냥거리듯 물었다고 한다.“도스토예프스키 스펠링은 알아요?” 금발에...
View Article청주 청년 여성 7인이 띄운 ‘페미니즘 정치’
[백래시 시대, 페미니즘 다시 쓰기] 지방 페미니스트들의 선거 도전기 “청년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걸고 지방선거에 떼거리로 나가면 너무 재밌지 않겠니?” 이 말을 들었을 때,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분명 재밌기야 하겠지만, 그 말을 하는 이의 눈빛이 너무나도 “네가 그중 하나야”라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5월...
View Article‘강제 불임’ 국가에 의한 인권침해…피해자들 승소
구 우생보호법 피해자 항소심, 오사카에서도 도쿄에서도 국가배상 판결 일본에서 ‘좋지 않은 자녀 출생 방지’를 목적으로 한 구(旧) 우생보호법(1948~1996년) 하에서 장애 등을 이유로 강제 불임수술을 당한 피해자 등이 국가에 손해배상을 요구한 소송 항소심 판결이 올 2-3월 오사카와 도쿄에서 각각 나왔다. 양쪽 판결 모두 최초로 국가의 배상 책임을...
View Article초여름 밤을 걷고 또 걸었던 우리
마리 도를래앙 글‧그림 『어떤 약속』 한참 자는데 엄마가 방문을 열고 말해요. “얘들아, 우린 약속이 있잖아?” 속삭이듯 작은 소리로요. 그림책 『어떤 약속』(마리 도를래앙 글‧그림, 이경혜 옮김, 재능교육)의 시작 글이다. 상상해 보자. 그다음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마리 도를래앙 글‧그림 『어떤 약속』 중에서. 책장을 넘기면, 두 아이가 주섬주섬 옷을...
View Article‘대화하는 용기’를 말하는 국내 첫 성소수자 구의원
서울 마포구의원 당선인 차해영을 만나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난 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된 사람이 있다. 서울 마포구 바선거구(서교동, 망원1동) 구의원으로 당선된 차해영 씨다. 그는 이제 ‘국내 최초 성소수자 구의원’, ‘국내 최초 성소수자 선출직 정치인’으로 불린다. 이에 대해 차해영 의원은 “그건 모르는 일 아닐까요? 정말 저 말고...
View Article능력주의에 대한 페미니즘의 대안은?
[백래시 시대, 페미니즘 다시 쓰기] 학력차별 반대운동가의 ‘돌봄 선언’ ※ 페미니즘에 대한 왜곡과 공격이 심각한 백래시 시대, 다양한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로 다시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백래시 시대, 페미니즘 다시 쓰기” 스무 편이 연재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일다] 능력주의의 반대말 나와 동료들은 지난...
View Article혐오와 차별 지속하는 기업 제품은 보이콧하겠다
일본에서 진행 중인 ‘DHC에게 차별을 금지시키는 캠페인’ 잇따른 ‘혐한’ 사태를 불러오고 있는 기업 DHC에 대해, 일본에서 제품 불매운동을 통한 보이콧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소수민족 차별, ‘혐한’ 드러낸 <뉴스 여자> 방송 사태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7년 1월 2일과 9일, 도쿄메트로폴리탄텔레비전(도쿄MX)의 버라이어티 쇼...
View Article가부장적 음악시장에서, 더욱 반짝이는
[페미니즘으로 다시 듣기] 싱어송라이터 클레어오(Clairo) 양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한 팝 스타인 클레어오는 십대 시절 유튜브에 올린 음악으로 알려졌으며, 여성 간의 사랑을 담은 “Sofia” 등이 수록된 첫 앨범 Immunity(2019)가 여러 매체에서 호평을 받고 히트한 데 이어, 2021년 반가운 두 번째 앨범 Sling으로 돌아왔다. 직접 만든 곡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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